2022년의 영광을 뒤로 한 골프 천재 리디아 고는 2023년 동안 잠시 몸을 웅크린 채로 보냈다. LPGA 명예의 전당 오르기까지 단 두 걸음이 남아있었지만, 한 발자국을 떼기는 너무나 힘들었다. 우승의 문턱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미끄러지는 대회도 있었고, 전반 라운드에서 선두를 유지하다가 후반 라운드에서 타수를 잃으며 순위가 밀리기도 했다.
그렇게 리디아 고는 다시 슬럼프에 빠지는 듯한 시기를 겪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리디아 고는 자신에 대한 의심을 품기도 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내가 정말로 우승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수십 번이나 외쳤다고 한다. 그러나 풀리지 않은 삶 속에서도 남편과 가족의 지지로 인해 부침을 꾸준히 극복해나갔다. 2024년의 개막전,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리디아 고는 웅크렸던 몸을 펴고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대회 3라운드까지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2위권과의 격차를 유지한 리디아 고는 타수를 잃지 않고 파 세이브를 해내며 안정적으로 마지막 라운드를 풀어나갔다. 6번 홀과 9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차이를 유지한 리디아 고는 후반 홀에서도 두 번의 보기를 넣으면서 1년 2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2022년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2개월 만에 LPGA 우승을 차지하며 개인 통산 20승 고지에 오르게 되었다.
또한 1포인트를 추가하면 LPGA 명예의 전당 자격을 얻게 되어 명실상부한 LPGA의 전설로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디아 고는 한 번 더 완벽한 부활의 순간을 경험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리디아 고는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오랜만에 얻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몬스터짐 카메라 앞에 선 리디아 고는 1년 2개월 동안 웅크렸던 자신의 삶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리디아 고는 우승 소감으로 "금요일과 토요일에 안정적인 플레이를 해서 2타차 리드를 갖고 마지막 라운드를 할 수 있었는데 리드가 있다보니 마음을 편하게 칠 수 있었고 홈 코스라는 편안함이 있었다. 당연히 피니시 할 때에는 긴장했지만, 골프장에 대한 익숙함을 갖고 편하게 생각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리디아 고는 플레이스타일이 다소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녀가 티 박스에 서면 갤러리들은 시원한 경기 운영을 기대하지만, 위험 부담도 상당하다.
리디아 고는 "좀 더 안정적인 선수였으면 심적으로 편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솔직한 플레이스타일에 대한 고민을 고백했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을 믿었다. 그녀만의 플레이로 얻는 성적에 대한 뿌듯함이 크기 때문이었다. 리디아 고는 "슬럼프 때에는 그런 스타일이 힘들더라. 슬럼프를 지나면서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고, 그래서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질 때 더 뜻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